피라미드의 원형은 왕조시대 초기부터 이집트에 알려져 있던 무덤형태인 마스타바이다. 마스타바는 진흙벽돌이나 돌로 만든, 꼭대기가 평평한 4각형 구조물로 지하 매장실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3왕조의 2대 왕인 조세르는 임호테프를 건축가로 채용해 처음으로 돌만을 사용한 마스타바를 지었다. 그 높이는 8m였고 각 변의 길이가 63m인 정4각형 평면의 구조물이었다. 일단 완성된 마스타바 위에 4면 바닥에서부터 증축되어 꼭대기로 갈수록 좁아지는 4각형 구조물이 덧붙음으로서 더욱 높아졌다. 이렇게 해서 조세르가 지은 애초의 마스타바는 서로 다른 6개의 층을 갖는 높이 60m, 밑변이 가로 120m, 세로 108m에 이르는 계단형 구조물이 되었다. 사카라에 있는 이 기념물은 계단식 피라미드로 알려져 있으며 이집트에 세워진 중요한 석조건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하부는 지하 복도와 방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깊이 25m, 너비 8m의 중앙 통로인데, 그 아래에 아스완산(産) 화강암으로 만든 지하 매장소가 있다. 이 계단식 피라미드는 길이 544m, 너비 277m의 거대한 벽으로 둘러친 경내에 있으며 왕이 사후세계에서 쓸 물품을 놓아두던 다른 석조구조물들의 잔해가 남아 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국왕, 왕비, 왕족 무덤의 한 형식으로서, 그 어원은 그리스어인 피라미스(pyramis)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메르(mer)’라고 불렀으며, 아랍어로는 ‘아흐람(Ahram)’ 복수는 ‘아흐라마트(Ahramat)’이다. 이집트 피라미드로는 현재 80기(基)가 알려져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카이로 서쪽 아부 라와슈(Abu Rawash)에서 엘-라훈(el-Lahun)에 이르는 남북 약 90 km인 나일강 서안 사막에 점재해 있다. 그러나 많은 수가 붕괴되어 벽돌 혹은 돌로 이루어진 산의 형태만 갖추고 있거나, 심지어 흔적만 남아 있는 것도 있어, 옛날의 모습을 남기고 있는 것은 의외로 적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자(Giza)의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 파라오의 피라미드로 가장 규모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