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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의 여행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바캉스철이 시작된다. 들뜬 마음으로 휴가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러나 즐거운 여름휴가철에 유독 우울한 사람들이 있다.

당뇨, 허릿병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이다. 상당수 당뇨 환자들은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장거리 여행도 꺼리는 게 사실.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운 요통 환자나 비행기를 타는게 부담스러운 심혈관질환자들에게도 휴가여행은 ‘그림의 떡’이 되기 쉽다. 휴가철에 특히 주의해야할 만성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여행은 가고 싶은데 당뇨 때문에~

평소 식습관이나 행동에 장애가 많은 당뇨환자는 여행하면 덜컥 겁부터 난다.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장거리가 되면 포기부터 하고 보는게 당뇨환자들이다. 그러나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여행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평소보다 더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인다면 해외여행이라고 해서 못할 것은 없다. 당뇨환자의 여행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식 조절이다. 당지수가 높은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고 담백하고 비타민, 무기질이 많은 채소류를 많이 섭취해야하는 게 당뇨환자의 식이요법. 그러나 낯선 환경에 가면 본인의 의지대로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내만 하더라도 잘 모르는 낯선 지방으로 가면 음식조리법이나 종류를 제한하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외국으로 가면 더욱 그렇다. 기름진 음식이 많은 중국이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동남아 지방으로 가는 경우에는 매끼니 식사를 하면서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음식별 칼로리 파악도 힘들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식사 전 충분히 검토를 하고, 사전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둘째, 인슐린 주사에 신경써야 한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환자가 우리나라와 시차가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여행지가 우리나라와 12시간 정도 시차가 난다면 여행가는 당일 아침은 투약량을 반으로 줄이고, 여행지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평소대로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인슐린 주사약은 제조회사에 따라 냉장보관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으나 요즘은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약도 많다. 이런 약이라 할지라도 인슐린이 들어있는 가방을 자동차 안이나 뒷트렁크 등에 보관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뙤약볕을 받은 자동차 내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온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셋째, 무리한 일정으로 저혈당 쇼크가 오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휴가여행을 가면 들뜬 마음으로 무리하게 이곳저곳 다니기 쉽다. 특히 일정이 짜여져 있는 패키지여행을 가는 경우 피곤이 더욱 쉽게 온다. 긴 여행으로 인한 저혈당에 대비하기 위해서 수시로 혈당체크를 하는 것이 필수. 여행은 평소와는 다른 생활리듬과 운동량의 변화로 혈당의 변화도 심할 수 있으므로 자주 혈당체크를 하도록 한다. 만약의 상황을 위해 몸에 부착되는 복대형 가방 등에 초콜릿이나 사탕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치의와 미리 상담을 하는 것은 필수다.

요통환자에게 장거리 운전이나 비행기 여행은 무리

국내여행을 가게 되면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운전은 척추건강에 직접적인 무리를 주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운전할 때는 허리에 두배 가량의 하중을 받기 때문에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숙이 밀착시켜 앉는 것이 좋다. 등받이를 90도 가깝게 세우거나 보조 등받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운전 시간이 길어지면 허리와 어깨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 1~2시간 주행한 뒤 차 밖으로 나와 가볍게 기지개를 켜거나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혀주는 자세로 허리 근육을 풀어준다.

비행기 여행도 요통이 있는 사람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은 자동차나 기차 좌석에 비해 훨씬 협소하다.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기내에서 잠을 청하기 위해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몸을 비스듬히 누인채 다리를 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세는 척추와 관절건강에 가장 안좋은 ‘최악의 자세’. 서있을 때보다 의자에 앉아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크다. 하물며 이런 나쁜 자세를 오랫동안 취한 채 잠을 잔다면 평소 척추가 건강하던 사람이라도 요통이 올 수 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상체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 넣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똑같은 자세를 1시간 이상 유지하는 것도 좋지 않다. 틈틈이 기내를 걸어다니며 혈액순환을 하고 스트레칭 등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휴가지로 떠나는 들뜬 기분은 옷차림으로 표현된다. 하이힐은 다리 관절 건강과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 뒤축이 트인 구두인 ‘뮬’이나 높은 굽에 끈으로 종아리를 감는 ‘스트랩슈즈’는 발목관절에 무리를 주기 쉽다.

바닷가에서는 슬리퍼도 많이 신는데, 이런 신발을 신으면 신발이 벗겨지는 것을 막으려고 발목에 힘을 주게 돼 발목 앞쪽이나 발등에 통증이 온다. 무릎 아래 정강이 부분이 아프면서 발목이 시큰거리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강이 쪽 근육을 30초 정도 마사지 해주면 통증을 덜 수 있다.

이밖에 심혈관질환도 비행기 여행을 신중하게 고려해야한다. 기내 산소 압력이 떨어지게 되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한달 이내에 발병한 합병증이 있는 심근경색증 환자, 불안정협심증 환자, 고혈압환자, 부정맥 환자 등은 가급적이면 항공여행을 피한다.

폐결핵,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자에게도 비행기 여행은 쉽지 않다. 기내 공기는 보통 대기에서보다 저산소 상태(대기중 산소는 약 21%, 기내 산소량은 15% 정도)인데, 호흡기질환이 심하면 이런 저산소 공기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도움말-김효준 새생명한의원 원장, 이성호 현대유비스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