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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11. 남유럽

22-19 구엘공원(724)

다음 우리가 찾은 구엘공원은 멀리 지중해와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공원이라기보다는 마치 동화 속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가우디 특유의 형형색색 모자이크로 장식된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과자의 집처럼 생긴 건물이나 반쯤 기울어져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인공석굴의 어디쯤에서, 혹은 꾸불꾸불한 산 길 어디에선가 동화 속 요정이라도 만날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침 비가 그치기 시작하여 다행.

바르셀로나 교외 언덕에 있는 구엘 공원은 원래는 이상적인 전원 도시를 만들 목적으로 설계된 곳이다.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 구엘 백작이 평소 동경하던 영국의 전원 도시를 모델로 했다. 구엘 백작과 가우디는 이 곳에 60호 이상의 전원 주택을 지어서 스페인의 부유층에게 분양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구엘 백작과 가우디의 계획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발상이었지만, 부동산 관리책으로 말하자면 실패한 계획이었다. 공원 부지는 돌이 많은 데다 경사진 비탈이어서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도 가우디는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서 땅을 고르는 것도 반대했다고 한다. 1900년부터 1914년까지 14년에 걸쳐서 작업이 진행되었지만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몇 개의 건물과 광장, 유명한 벤치 등을 남긴 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곳에 사용된 돌은 모두 이지역에서 나온 돌들이란다.
공원 설계는 가우디 건축 스타일의 독특함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직선이 아닌 곡선을 위주로 한 건물들, 어디서나 시선을 잡아 끄는 화려하고 독특한 모자이크 장식과 타일,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위태롭게 기울어 있는 나선형의 층계, 깨진 도기 조각으로 사치스럽게 장식해 불협화음 속의 묘한 조화를 느끼게 하는 난간 장식, 자연미를 살려 꾸불꾸불한 길과 인공 석굴들, 어느 것 하나 ‘가우디답지’ 않은 것이 없다.
둥그런 돌들은 묵주를 이야기 한단다.
비둘기 두마리가 사랑을 나누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경비의 거처와 관리실로 쓰려고 했던 두 개의 건물이 있다. 갈색과 흰색이 어우러져서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의 집을 연상시킨다. 독특한 모양의 뾰족탑 지붕이 신비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내부는 앙증맞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평소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구엘 백작의 요청으로 지었다는 신전 건물은 많은 기둥이 특징인 도리스식으로 지어졌다. 곡선의 천장과 천장의 화려한 타일 조각, 광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의 경사진 모양은 가우디의 독창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다채로운 장식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수, 아름다움과 효율성을 겸비한 공원의 명물인 벤치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자연과 인간의 힘이 묘하게 어우러진곳. 정말 한사람의 재능이 이처럼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우측에 있는 두개의 건물아래에서 점심을 먹었고 좌측 건물은 100년넘게 지어지고 있는 가우디가 설계한 성가족성당모습이다.
공원에는 과거 가우디가 살았으며, 지금은 가우디 기념 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도 있다. 가우디가 사용했던 침대, 책상 등 유품과 데드마스크가 전시되어 있다. 가우디가 직접 디자인한 독특한 가구들이 감상의 포인트.
곡선을 멋지게 살려서 만든 작품들이기에 느낌이 좋다.
부부간 다정한 포즈를 취하면서..
여자들의 애교에도 무뚝뚝한 남자들..